건강(본초)

생지황, 건지황, 숙지황의 효능 그리고 구증구포에 대하여

곰돌이규순 2024. 2. 21. 15:04

 

지황 메인

안녕하세요.

 

오늘은 경악전서로 유명한 장개빈(경악)의 원픽이자, 보혈약의 원픽으로도 유명한 지황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참고 : 지황의 계열 중 보혈약은 지황을 구증구포한 숙지황입니다.

 

(지황은 내용이 많아서 글을 나누어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지황은 가공 방식에 따라서 그 이름을 달리하는데요.

 

우선 생지황(生地黃)은 지황의 신선한 뿌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건지황(乾地黃)은 지황을 뿌리를 건조시킨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숙지황(熟地黃)은 지황의 뿌리를 포제가공한 것으로, 지황을 "구증구포"한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부르는 이름이 달라요.

중국에서는 생지황을 선지황(鮮地黃)이라고 부르고, 건지황을 생지황(生地黃)이라고 부릅니다.

신선한 무가공 상태라서 신선할 선을 쓰고, 아무 가공도 안한 말린 상태라서 "생"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생지황, 건지황, 숙지황의 한의학적 효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생지황

 

1. 생지황 (生地黃, Rehmanniae Radix Recens)

1) 한의학 분류 : 청열량혈약(淸熱凉血藥)

 

2) 기원 : 지황의 신선한 뿌리

 

3) 성미 : 성은 한(寒)하고, 미는 감(甘), 고(苦)

 

4) 귀경 : 심(心), 간(肝), 신(腎)

 

5) 효능 : 청열생진(淸熱生津), 양혈지혈(凉血止血)

(열을 꺼뜨리고 진액을 생성시킨다. 혈을 식혀주고 지혈시켜준다.)

 

6) 주치 : 열병상음(熱病傷陰), 설강내열(舌絳內熱), 발반발진(發斑發疹), 토혈(吐血), 육혈(衄血), 인후종통(咽喉腫痛)

**주로 열성질환으로 인하여 피부 점막이 손상되는 질환에 많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7) 금기 : 비위(脾胃)에 습(濕)이 많거나, 위산과다, 비허(脾虛)로 인 한 복만(服滿) 변당(便溏), 소화불량, 양허(陽虛) 등에는 피 한다.

 

8) 분포지역 : 한국, 중국(간쑤, 네이멍구, 랴오닝, 산둥, 산시山西, 산시陝西, 장쑤, 허난, 허베이, 후베이)

 

건지황

 

2. 건지황 (乾地黃, Rehmanniae Radix)

1) 한의학 분류 : 청열량혈약(淸熱凉血藥)

 

2) 기원 : 지황의 뿌리를 건조시킨 것

 

3) 성미 : 성은 한(寒)하고, 미는 감(甘)

 

4) 귀경 : 심(心), 간(肝), 신(腎)

 

5) 효능 : 청열량혈(淸熱凉血), 양음생진(養陰生津)

(열을 꺼뜨리고 혈을 식혀 준다. 음을 길러주고 진액을 생성시킨다.)

 

6) 주치 : 열병설강번갈(熱病舌絳煩渴), 음허내열(陰虛內熱), 골증노열(骨蒸勞熱), 내열소갈(內熱消渴), 토혈(吐血), 육혈(衄血), 발반발진(發斑發疹)

 

7) 금기 : 비허습체(脾虛濕滯)나 복만변당자(腹滿便溏者)는 복용 금기

 

8) 분포지역 : (생지황과 동일)

 

숙지황

 

3. 숙지황 (熟地黃, Rehmaniae Radix Preparata)

1) 한의학 분류 : 보혈약(補血藥)

 

2) 기원 : 지황의 뿌리를 포제가공한 것 (구증구포한 것)

 

3) 성미 : 성은 미온(微溫)하고, 미는 감(甘)

 

4) 귀경 : 간(肝), 신(腎)

 

5) 효능 : 자음보혈(滋陰補血), 익정전수(益精塡髓)

(음을 자윤시켜주고 혈을 보해준다. 정을 길러 주고 골수를 채워준다.)

 

6) 주치 : 폐신음허(肺 腎陰虛), 골증조열(骨蒸潮熱), 도한유정(盜汗遺精), 내열소갈(內熱消渴), 혈허위황(血虛萎黃), 심계정충(心悸怔忡), 월경불조(月經不調), 붕루하혈(崩漏下血), 현훈 (眩暈), 이명(耳鳴), 수발조백(鬚髮早白)

**주로 혈허, 음허의 증상에 사용됨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빈혈이나 여성 질환에 좋습니다.

 

7) 금기 : 성질이 점니(粘膩)하여 소화에 장애를 주므로 기체담다자(氣滯痰多者)나 완복(脘腹)이 창통(脹痛)하고 식소변당(食少便溏)한 경우에는 복용하지 않는다.

 

8) 분포지역 : (생지황과 동일)

 

 

 

4. 구증구포(九蒸九)의 방법과 이유

구증구포란 "한약재를 아홉 번 찌고 아홉번 햇볕에 말리다."라는 의미입니다.

 

이 구증구포라는 표현은 숙지황에서 유명한 말이기도 하지만, 수삼을 구증구포한 "흑삼"을 만드는 공정에서도 사용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다만, 흑삼의 경우 논란의 여지가 있으니 본 글에서는 왜 숙지황에 구증구포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왜 숙지황에 구증구포라는 것이 필요할까요?

 

강병수 동국대학교 한의대 교수님의 설명에 따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숙지황을 왜 구증구포를 하여 사용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아직 찾아 볼 수 없다.

 

2) 신농본초경 시대에는 생지황, 건지황만을 이용하였나, 당(唐) 이후에 환약(丸藥)을 만들어 쓰게 되면서 숙지황을 이용하게 되었다.

 

3) 그런데, 숙지황은 의가들보다 민간에서 더욱 활발히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4) 다음은 민간에서 숙지황을 만들었던 방법이다. (동의보감에 나온 구증구포 방법)

     ① 생지황을 물에 담아 가라앉은 것을 지황(地黃)이라 하고, 반쯤 뜨는 것을 인황(人黃), 물 위에 뜨는 것을 천황(天黃)이라고 한다.

     ② 인황과 천황 - 즉, 가라 앉지 않은 부분 -을 잔뿌리와 같이 절구에 짓찧어 즙을 낸다.

     ③ 여기에 지황을 담가 두었다가 꺼내 시루에 쪄서 말린다.

     ④ 다시 지황즙에 담가 하룻밤을 재우고 다시 햇빛에 말린다.

     ⑤ 매회 증숙할 때에는 찹쌀로 만든 청주를 뿌려 충분히 무르익게 찌고 햇빛에 말린다. 

     ⑥ 상기 작업을 9번에 걸쳐 반복한다. (숙지황이 검은 금빛이 될 때까지 반복한다.)

 

5) 중국에서 구증구포와 같은 용어인 구증구쇄, 구증구랑이라는 용어는 <의학입문>, <본초강목>에 처음 기록되었다.

 

6) 구증구포의 이유

    ① 지황에는 Mannitol이라는 서당, 과당 성분이 많다.

    가열하게 되면 Mannitol이 전화당으로 변하게 되는데, 전화당 함량이 높으면 소화장애가 발생한다.

    ③ 하지만 구증구포 하는 과정에서 전화당이 감소, 또는 질적 변화하여 소화하기 좋은 상태가 된다.

    ④ 양질의 전화당은 혈액의 기초 조성성분이 된다.

    ⑤ 또한 지황에 포함된 철분(Fe2+)이 더해져 한약재 중 가장 좋은 보혈약이 된다.

 

장경악

 

5. 숙지황을 사랑한 "장숙지" 장경악

한의학 역사상 가장 숙지황을 사랑했던 사람은 "장경악"이라는 분입니다.

워낙 숙지황을 사랑하셔서 별명이 "장숙지"였다고 전해집니다.

장경악은 그의 저서에서 기(氣)를 보하는데는 인삼을 주약으로 하고 천궁, 당귀를 좌약으로 삼는다고 했습니다.

또한 혈(血)을 보하는데는 숙지황을 주약으로 하고 천궁과 당귀를 좌약으로 삼는다고 하였으니 그 의미를 알 수 있겠습니다.